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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철거민살인진압규탄

싸우지 않는 여성들, 댓가는 없소이다. - 여성흡연자들을 바라보는 애처로운 시선.

2008.07.24 20:27

간만에 올블로그에 들렀다가...참으로 같잖은 블로깅을 하나 보게 되었다. 경기도 이천의 한 고속도로 휴게소에 여성 전용 흡연소가 설치가 돼있는데...여성흡연을 금지하는 캠페인을 벌여도 모자랄 판국에 도대체 무슨 정신으로 여성 전용 흡연소를 저렇게 떡하니 사람들 다 보는 곳에다 설치를 해두었냐..하는 '개인적 불만'이...해당 블로거가 하고 싶었던 말의 핵심이었던 것이다. 이 블로거는 여성 흡연이 남성 흡연에 비해 육체적인 해악이 더 크다는 이유를 들어 여성흡연 근절의 사회적 정당성(?)마저 대단히 소란스런 목소리로 부르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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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내가 담배를 피고 안피고는 내가 결정할 일이다. 내 건강은 내가 책임질 일이지, 당신이 나서서 필요도 없는 친절 애써 베풀어 주실 필요는 없다. 베푸는 당신도 힘들고, 받는 나도 힘들다. 당신 건강이나 잘 챙겨라. 그리고 담배 관련 질병으로 인한 국민건강보험 비용 지출 문제를 지적하고 싶은 거라면, 여성 흡연을 문제삼을 것이 아니라 남성 흡연, 더 나아가서는 흡연자 전체를 들고 나와라. 왜 몇몇 되지도 않는 여성 흡연자들만 물고 늘어지는가? 치사하게.

같은 '남자'가 담배 필 때는 꿀 먹은 벙어리 마냥 아무 말도 못하던 쫄딱서니 필부들이..만만하다 싶은 '여자'가 담배를 피면 두 눈에 쌍심지를 켜고선, 가당치도 않은 '우리 정서'까지 감히 거들먹거려 가며 그들의 행동을 문제삼고 나선다. 특정한 기준을 자기보다 강한 자에겐 약하게 적용시키고, 자기보다 약한 자에겐 강하게 적용시키는 이런 비굴치사한 행동거지자..그들이 그토록 당당하게 부르짖는 '우리 정서'의 실체인가? 아...제발 그 '우리'에서 나는 좀 빼주도록 해...난 거기에 속한  적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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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여성 흡연자들은 이중삼중의 고통과 오해를 받고 있다. 뭘 해도 욕을 먹는다. 밖에서 담배 한까치 태울려면 별에 별 해괘한 놈들이 이유없는 간섭을 다해대지, 그래서 갖은 굴욕 다 감수해가며 화장실에서 한대 태우려고 라이터를 켤라 치면, 이번엔 '동족'인 비흡연 여성들에게서 항의가 빗발친다. 여기 화장실인데 담배 왜 피냐고. 그래서 최후의 수단으로써 저렇게 여성흡연자들만을 위한 '게토'가 만들어지는데(그것도 많지도 않다)...그것마저 괘씸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개같은 무리들이 한두 놈이 아닌 것이다. 이유 같은 건 없다. 그냥 자기 개인적인 비위 조금 거슬리게 했다고두눈을 부릅뜨고선 이를 바득바득, 못죽여서 안달을 내는 것이다.  

...우리의 흡연여성들, 과연 어디로 가야 하는 것일까? 남녀평등과 개인의 존엄성이 위대한 '헌법'으로서 보장돼 있는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 왜 이리도 헌법을 홍어 좆으로 여기는 놈들이 많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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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렇게 굴욕을 당하면서도...한국의 흡연여성들은 자신들의 고귀한 기본권을 침해하는 사회적 압력에 대해...전혀 투쟁할 줄을 모른다. 아니, 의사 조차 없어 보인다. 이리돼나 저리돼나 계속 그냥 당하면서만 산다. 그들을 물심 앙면으로,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개인적으로는 대단히 가득하지만, 당사자들 본인이 이렇게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줘버리면, 평소 안타까운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던 그들의 심적인 지지자들조차..정말 도와 줄 힘을 잃어버리게 된다. 살려는 의지가 없는 사람에게, 옆 사람이 무슨 도움을 줄 수가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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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진보신당을 지지하지만, 나는 진보신당의 유명인사들 중 어느 한사람도 여성들의 흡연에 관한, 정말 우리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논쟁이 야기되는 부분들을 날카롭고 당당하게 공론화시키는 사람들 보지 못했다. 진보신당의 대표이자 '여성'의 한 명인 심상정씨도, 개인적 진보의 극단을 추구하는 진중권씨도..최소한 내가 알기로는 단 한차례도 여성흡연에 관한 사회적 이슈들을 공개적으로 제기하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다. 다들 '정책'의 노예가 돼있었지, '사회적 인식의 변혁'을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주문하는 모습을 별로 많이 보여주지 않았다. 외침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단히 부족했다.

평등, 생태, 평화, 연대? 진보신당이 내걸고 있는 철학의 기치들은 모두 훌륭한 것들이다. 하지만 보다 더 심층적인 사색이 필요한 게 아닌가 생각된다. 다른 당도 아니고 '진보신당'이기에 이런 주문을 하는 것이다. 당사자들이 더 잘 알 것이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법이 아니라 사람들의 생각, 인식이라는 것을.

진보신당이 '진보'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값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지금 해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징병제 폐지 공론화(더 나아가서는 군대문화의 해악), 여성인권 공론화, 장애인에 관한 인식 공론화, 예술/사상 자유의 공론화...기타 평등, 생태, 평화, 연대...진보신당이 내걸고 있는 모든 기치들, 거의 무제한으로 떠들고 까발리고 해야 한다. 정책의 차원, 물리적 차원으로 접근하지 말고 심리적이고 감정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위의 여성흡연 사례만 해도 명백하다. 여성들이 흡연하는 모습을 괘씸하게 여기는 '개인적 감정'들이 모이고 모여서는..하나의 사회적 폭력으로 구체화가 되는 것 아닌가? 

뭐...똑똑한 진보신당 분들께서 이런 거 모르실 리가 없을 거다. 다만 인력 풀이 딸려서 운신의 폭이 좁은 것일 뿐일 텐데...그러하기에 진보 신당에는 좀 더 많은 두뇌가 필요하다. 그냥 두뇌 말고 체력 좋은, '마당발'을 갖춘 그런 두뇌. 여기저기 오만 데 다 쏘다니면서 벌집이란 벌집은 있는데로 다 쑤시고 다니는 그런...일종의 지적인 '변강쇠'가 필요하다. 진중권을 능가하는 사람이 열명은 더 나와야 한다. 저술활동도 다들 절라 빡새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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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가 엄하게 진보신당으로 흘러 버렸는데...여튼 투쟁이 없는 곳에 인간으로서의 내 권리는 없는 법이다. 왜냐? 인간이라고 하는 존재는 좋게 말하면 완벽하지 않고, 나쁘게 말하면 이기적이기 때문이다. 아무도 당신 신경 안써준다. 당신이 안중에 없기 때문에, 자기가 하는 행동이 당신에 피해를 주는 것인지 조차도 깨닫지 못할 때가 있다. 스스로를 도덕적인 사람이라고 확신하고 있는 바로 그 사람조차도.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아무리 좋아 보이는 사람이라도, 그 사람과의 투쟁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동시에 그 사람도 나에 대해서 마찬가지고. 우리는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언제든지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언제나 견제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적절한 긴장 위에서, 우린 '균형'을 도모해야 하는 것이다. 균형이 실현돼야 인간들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기 행동에 대한 자제력을 갖추게 되고, 그렇게 될 때에 이 사회는 보다 지속적인 평화를 누리게 된다. 

남녀평등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데에는 분명히 여성들 당사자의 책임이 크다. 물리적인 관점에서 태생적인 약점을 안고 있는 그들이지만, 그것 자체가 면죄부가 될 순 없다. 좀 더 투쟁적으로 살고, 보다 더 신중하게 생각하며,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조력자를 포섭하기 위해 동분서주 해야 한다. 
하지만...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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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비관적이긴 하지만, 어쨌든 흡연 여성들의 건투를 빈다. 이것은 흡연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적 기본권의 문제다.
누군가 술자리에서 내 팔에 있는 문신을 가지고 이러쿵 저러쿵 개소리를 해대면, 난 그놈이 내 친구건 뭐건 턱쪼가리를 박살내 버리고 말 것이다.

여성 흡연자들이여..당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