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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철거민살인진압규탄

군대를 연상케한 여중생의 방

2008.04.01 00:04
가까운 선배로부터 초대를 받았다. 형수의 음식솜씨가 좋기로 소문나 있기에, 노총각인 내게는 더없이 반가운 초대였다. 흐흐,, 음식을 차려놓고 기다리게 하는 실례를 범하지 않으려고, 일을 일찍 마무리하고 선배집을 찾았다. 현관부터 시작해서 먼지하나 찾아보기 힘든것이, 형수님의 깔끔한 성격을 느낄 수 있었다. 기다리게 하는 것도 좋은 짓은 아니지만, 너무 일찍 방문하는 것도 실례인듯 하다. 그다지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도 아닌지라,, 내가 온걸 본 선배는 서둘러 샤워를 마치고 음식이 나올때까지 나와 대면을 해줘야 했고, 형수는 허겁지겁 음식을 준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때, 방에 있던 선배의 아이가 컴퓨러가 말썽이라며 아빠에게 매달린다. 시간이 늦은지라 내일 수리해 주겠노라고 타이르자, 아이는 축쳐진 목소리로 "숙제를 해야 되는데 어떡하지?" 하는 것이다.
이 한마디에 음식준비로 바쁘던 형수는, 마치 큰일이라도 난듯 남편에게 수리점 전화번호를 수소문해 보라고 다그쳤다. 귀찮은듯 하면서도 부지런히 전화번호부를 뒤지는 선배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졌다. 배려심 많은 선배라 내가 컴퓨러를 잘 다룬다는 소문을 알고 있음에도, 여가시간를 방해하지 않으려, 부탁하지 않는 모습에 오히려 내가 불편해 지고말았다.

사실 아이들의 컴퓨러를 봐준다는건 보통 인내심을 요하는 일이 아니다. 저열한 ActiveX에 송두리체 점령당하여 거의 포맷이 유일한 처방일 정도로 빈사상태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백업하고 포맷하는게 시간을 보통 소모하는 일이 아니잖은가? 큰맘먹고 포맷을 해줘도 문제인게, 포맷전과 다른환경에 당황한 컴맹들의 엉뚱한 질문을 감당 해야 하는 후환이 남기 때문이다.

이런 모든 귀찮음을 무릅쓰고 내가 고쳐보겠다고 나섰다. 선배는 사양 했지만, 나는 이미 아이의 동의하에 방을 향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이의 방문을 들어서는 순간, 나는 소름이 돋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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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200등을 향해 행군!!
내가 개으름 피울때, 친구들은 하루 18시간씩 행군한다.!!
지금 잠이오니? 정신차려 병신아!!
여기서 포기하면 낙오자!!

이런류의 문구들이 쓰여진 끔찍한 표어들이, 눈길 닫는 곳마다 붙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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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의 사정 얘기는 무수히 들어서 어느정도 알고 있었다곤 하지만, 나의 상상을 초월한 눈앞에 펼쳐진, 이 처참한 중학생의 방에서 나는 군대의 모습을 연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그 유명한 핑크플로이드의 Another Brick in the Wall 의 뮤직비디오 촬영현장을 보는듯 했다. 학교라는 생산시설에서 아이들이 무표정한 표정으로 스스로 쏘세지의 재료가 되기위해 콘베이어를 행군하는 모습이 생생히 떠울랐다. 그 아이의 경직된 표정과 쳐진 어깨가 더욱 처량해, 아니 처참해 보였다. 저렇게 선한 선배와 형수가 아이를 이렇게 학대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과 분노가 교차했다. 우리나라 아이들의 자살률이 왜 세계최고 인지 명확한 답안지를 목격하는 순간이었다. 거기다가, 외신으로 부터 뇌질환자 국민이 뽑아놓은 불도저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는 2MB 대통령은 공교육에 경쟁구도를 더 확고히 하겠다고 나서지 않았던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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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존경하는 지식혁명가 진중권씨도 기성세대들만의 잦대로 아이들을 무한경쟁으로 내모는 이같은 교육풍토를 아동학대라는 범죄로 규정한 바 있지만, 아동학대 정도의 표현으로 이 끓어오르는 분노를 달래기엔 너무도 부족했다. 나는 그 방이 여중생의 방이란 것을 깨닫곤 한번 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책장에는 온통 수험서로 점령되어 있었다. 교양이 될만한 책이라곤 미야자키하야오의 "움직이는 하울의 성" 한권만이 눈에 뛸 뿐이었다. 아이들이 이렇게 자라나서 사회에 나오니, 현재의 나라 꼬라지도 말이 아니지만 미래는 더 암울해 보이지 않을 수 가 없는것 아니겠는가. 입을것 먹을것 부족했던 내 어린시절에 꿈이란것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상상해 보니 너무도 끔찍하다. 풍요로운 요즘 아이들 이라해도 결코 상쇄될 수 없는 끔찍함에 질식해 버리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라는 것은 자살률 세계최고라는 지표가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경쟁과 돈 외에는 목표가 없어진, 꿈을 잃은 사회,, 경쟁과 물욕이 사람의 정신을 지배하는 세상,,
200등 안에 들지 못하면, 스스로를 병신이라고 규정하는 저 아이가 설사 지금 200등안에 든들 무엇하겠는가? 평생 남보다 반보라도 앞서려고 365일 멈춤없이 돌아가는 경쟁기계 노릇밖에 더 하겠는가 말이다.

사막보다 더 황량한 경쟁의식은 그 여자아이에게 완전히 주입된듯 했다.. 군대 구호를 연상시키는 그 표어들은 모두 그아이의 자발적인 의사에서 휘갈긴 자필문구 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 단란한 가정에서 나는 오한과 공포를 느꼈다. 촛점잃은 내 눈을 의아한듯 쳐다보는 그아이 얼굴에서, 쏘시지 재료가 되기위해 저항없이 컨베이어에 몸을 맞긴 감정없는 고기덩이를 연상했다.. 그 순간,, 울린, 전화를 받고 급한 볼일을 핑계로, 그 끔찍한 쏘시지 공장을 탈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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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지 않은 내가 다행이다. 내가 결혼을 꺼린 이유가 바로 아이의 교육문제 였는데, 나의 판단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결코, 이 나라에서 결혼이란 미친짓을 하지 않을 테다.. 때늦은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더라도,, 한국에서는 아이를 낳지 않을 것이다..

절대,, 결코,, 결단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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